계급적 불평등을 보여 준 조국 자녀 특혜 의혹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의 자녀가 이러저러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다.
가령 조국의 딸은 고교 시절에는 한 의과대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으로 활동하고 논문의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다. 한 생명과학 연구소 단기 인턴 때는 인턴 면접을 본 교수가 ‘엄마 친구’라는 의혹도 있다. 이것들은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탄탄대로 ‘꽃 길’을 깔아 준 ‘스펙’이 된 듯하다.
조국의 딸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시절에는 유급을 당했는데도 장학금을 받았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측은 그 장학금이 성적이 미달돼도 받을 수 있는 외부 장학금이라며 ‘절차상 문제 없다’고 했다. 그러나 성적 미달 예외 조항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학업에 지장받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신고 재산만 50억 넘는 조국의 딸은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우선, 자유한국당 등 우파는 이를 비판할 계제가 아니다. 온갖 불법·위법·탈법을 동원한 자녀 특혜의 원조가 그들이다.
나경원의 딸은 특수교육대상자 전형(학생부 40%, 면접 60%)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런데 지원자 중 학생부 성적이 가장 낮았는데도 21명 중 3명 뽑는 시험에 붙었다. 나경원의 딸은 면접에서 거의 최고점을 받았는데, 바로 그 면접에서 자신이 나경원의 딸이라고 밝혔다. 최근 김성태의 딸은 ‘스펙’ 없이도 대기업에 덜컥 취직했다. 무엇보다, 우파들은 지독히 부패한 범죄자인 박근혜를 떠받들며 그 대가로 호의호식해 왔다.
따라서 자유한국당 등 우파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정유라 운운하며 설치는 꼴은 메스꺼울 따름이다.
공기와 같은 특혜
친정부 세력은 조국의 딸이 허용된 제도 안에서 노력한 결과일 뿐이라고 두둔한다. 가령,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조국의 딸이 “현장 실습”을 하고 “에쎄이”를 써서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것이 뭐가 문제냐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조국 자녀의 삶은 과연 평등, 공정, 정의라는 말에 어울리는가?
명백한 탈법·위법·불법 행위가 없었더라도, 조국의 자녀가 누린 혜택은 노동계급과 서민의 자녀들은 언감생심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이다.
알량한 국가장학금이라도 받으려고 자신의 가난을 입증해야 하고, 그나마도 성적 제한이 있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학점 관리를 해야 하는 게 보통 대학생들의 삶이다. 그런데 유급을 하고도 장학금을 받는다고? 외고에 정원 외로 입학하고 유학이나 ‘엄마 친구’를 통해 인턴 활동을 하며 논문을 쓴다는 일도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노력 차이 운운하는 것은 고위급 의사 친구 없는 노동계급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그 자녀들에게는 한없는 박탈감과 좌절감을 안기는 일이다.
조국을 둘러싼 논란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중 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인가를 둘러싼 권력 쟁투의 일환일 것이므로, 친정부 세력은 총력을 다해 밀리면 안 된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인식을 살펴보면, 그들도 노동계급과 서민은 결코 누리지 못할 특혜를 특혜라고 느끼지도 못할 만큼 차고 넘치는 특혜 속에서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노동계급의 삶에 그토록 무지하고 노동계급의 분노에 둔감한 것이다.
계급적 문제
요컨대, 자유한국당이나 민주당이나 지배계급이고 권력자로서 모습이 똑같다. 특혜를 공기처럼 누리는 게 저들 모두의 삶이다. 저들의 세상은 우리의 세상과 너무나도 다르다.
즉, 조국 자녀들의 특혜 의혹에 대한 평범한 대학생들의 분노는 계급적 불평등에 대한 분노이다.
게다가 조국 후보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 이렇게 말했었다. “지금 현재 국민들의 삶이 어렵고 민생이 어려운데 이 금수저 사람들이 딸도 그렇고 자신도 그렇고 해서 온갖 국정을 농단하고 부를 챙기고 지위를 챙기는 데 또한 분노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정작 조국도 그의 자녀도 만만찮은 특혜를 누려 왔으니, 그 위선에 대한 분노도 상당한 것이다.
2019. 08. 30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 개정 취지: 8월 30일 발표된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성명 ‘계급적 불평등을 보여 준 조국 자녀 특혜 의혹 ㅡ 조국은 법무부 장관 자격 없다’를 개정했습니다. 성명의 제목과 본문 마지막의 “조국은 법무부 장관 자격 없다” 문구를 삭제한 것이 그 수정 내용입니다.
성명을 발표할 당시 조국 임명 찬반, 민주당vs한국당이라는 진영논리가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현재도 ‘임명 강행’과 ‘조국 사퇴’로 진영논리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만의 리그’에 분노한 청년·학생, 노동계급의 분노는 양대 진영 모두 대변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좌파들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한국당이든, 진보를 말하면서도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별세계에 살며 그 세계를 수호하는 민주당의 위선이든, 모두 폭로·비판하며 노동계급의 눈으로 사태를 규정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의 성명에서 ‘조국은 법무부 장관 자격 없다’는 문구는 진영논리 프레임에 어느 정도 갇혀 있던 진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주장은 노동계급의 관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해, 해당 문구만 삭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