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하랬더니 ‘대공수사권’ 강화? 촛불에 대놓고 침 뱉는 국정원

[2013년 10월 14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리플릿]

개혁하랬더니 ‘대공수사권’ 강화?

촛불에 대놓고 침 뱉는 국정원

지난 8일 국정원장 남재준이 국정원 개혁을
요구해 온 수만 명의 촛불에게 보란듯이 ‘개악’안을 내놨다. 정치 개입 말랬더니 되려“대공수사 강화”로 답했다. 이는 촛불 운동을 주눅들게 만들어 국정원 규탄 운동을
무사히 빠져나가려는 수작이다.

국정원은 이미 예전부터 ‘대놓고 거꾸로’ 행보를 걸어왔다. 국정원이 ‘내란
음모’ 사건을 터트려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을 마녀사냥하기 시작한 이후 우파들은 정부를 비판하는 모든
것에 ‘종북’ 딱지를 붙이면서 저항의 목소리를 틀어 막았다.

박근혜는 이런 마녀사냥을 연막 삼아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 공약을 대량 ‘먹튀’할 수 있었다. 박근혜는
경제위기 시기에 재벌들의 뒤를 봐주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공약 뒤집기를 밀어붙일 것이다. 이 때문에
진보 진영과 운동을 억누르기 위한 노골적인 반동 정책 또한 계속 시도될 것이다

자격없는 자들

하지만 이들이 벌이는 마녀사냥이 얼마나 허술한지도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검찰과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 별다른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카더라’ 수준의 의혹을 빌미로 검찰총장 채동욱을 찍어냈고, 최근 청와대 안보실장
김장수와 국방부가 ‘노무현의 NLL 포기는 없었다’고 밝힘에 따라 NLL 대화록이 마녀사냥용 무기였다는 것도 드러났다.

사실 이런 자들이 ‘법과 질서’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역겨운 일이다. 삼성 ‘떡값’ 의혹을 받고 있는 법무부 장관 황교안과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 자녀 병역비리 문제 등을 보라.

태생적 한계

경제 위기가 심해지면서 박근혜는 본격적으로 경제위기의 고통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철도 민영화 등 곳곳에서 공격이 들어오고 있다.

박근혜가 이러한 노골적인 반동시도를 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무리수를 써서라도 친박 부패인사인 서청원을 국회로 복귀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패덩어리’들을 중심으로 친정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박근혜의 태생적 한계이다.

촛불은
이런 박근혜의 태생적 한계를 폭로하며 우파 결집에 분열을 냈다.

진보 진영 내에서는 박근혜의 파상공세에 공동대응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박근혜의 반민주주의와 반민생에 맞서온 촛불 운동도 이 흐름에 함께 해야 한다.
10월 19일 국정원 규탄 집중 집회에서 저항하는 촛불들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

ㅁ 밀양 송전탑 공사 – 폭력으로 주민들
몰아내는 박근혜 정부

지금 밀양에서 박근혜 정부는 눈뜨고 지켜보기 어려운 극악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과 활동가들을 폭력적으로 짓밟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 3천 명, 한전
직원 1천 명, 밀양시청 직원 1백50명은 농성장을 포위하고, 쓰러진
주민들의 허리를 밟는 등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한전은 “내년 여름철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고리 3호기를 가동해야 하므로 송전탑 건설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전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밀양 송전탑 없이도 신고리
3호 전력의 송전을 감당할 수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신고리 3, 4호기는 올해 6월 핵심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그럼에도
내년 8월 가동을 강행하려 한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핵심부품이 위조된 핵발전소’와 ‘낡고
노후한 핵발전소’들을 가동하려고 송전탑이 필요하다고 우기는 것이다. 밀양의
투쟁은 위험천만한 핵발전 정책에 맞서서 우리의 안전과 미래를 지키려는 투쟁이다.

ㅁ 기업 사기행각은 눈감아주며 복지공약 먹튀하는 박근혜

경제부총리 현오석은 틈만 나면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국 경제는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최근 재계 38위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무리하게 벌인 사업이 실패하며 빚을 돌려막다 결국 무너진 것이다. 동부•두산•한진•현대 그룹 등이 제2의 동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은 이런 경제위기를 노동자와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려 한다.

그래서 동양그룹은 5만 명에 달하는 ‘개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겼다. 동양그룹 총수 일가는 파산 직전까지 개인투자자들을 속여 기업어음을 판매했다.
금융감독원 등 정부 당국자들도 이런 과정을 수수방관했다.

이런 불경기 속에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국가 부채도 급격히 늘고
있다. 보수언론과 정치인들은 과도한 복지가 국가 부채의 원인이라 얘기한다. 그러나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 한국의 복지비는 OECD 국가에서 꼴지 수준이다.

국가 부채가 급격히 늘어온 이유는 정부의 ‘기업
퍼 주기’ 정책 때문이다. 2008년 경제 위기 때 정부가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기업에 투입한 자금은 무려 4백20조
원이 넘는다. 이명박 때부터 지속 된 부자 감세도 수십 조가 넘는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사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복지 공약에 대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대선 공약이던 ‘저소득층 가구의 12개월 영아까지 조제분유 및 기저귀 지원’ 사업과 ‘경로당 냉ㆍ난방비 지원 사업’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기초연금도 실제 입법예고된 법안은 발표한 내용에서 더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국가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산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평생을 공주처럼 산 박근혜는 지금도 월급으로 1천6백만 원을 받고, 퇴임 뒤에는 현직 대통령 월급의 95퍼센트를 연금으로 받을 것이다.박근혜는 복지 공약을 포기한 게
아니라면서 노동자•서민 증세 카드를 은근슬쩍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조세도피처에 숨겨 놓은 830조 원과 사내잉여금 820조
원 같은 돈들은 그대로 두고 서민 주머니를 터는 것은 완전히 부당하다. 부자들에게 돈을 걷어 복지를
늘려야 한다.

ㅁ 반값등록금 공약파기 대학 구조조정 추진 – 대학생
우롱하는 박근혜 정권

박근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교육부가 요청한 1조 6천억원의 국가장학금 예산증액분을 4천억원으로 대폭 삭감해 버렸다.

사실상 국가장학금을 통한 반값등록금 실현 공약을 파기한 것이다. 애초에 박근혜 정부의 등록금 정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대학평가에
기초해 국가장학금을 차등지급해서 어떤 학생들은 고작 1만원의 장학금만 받기도 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46%가
20만원이 채 안되는 돈을 받았다.

대학 구조조정

게다가 박근혜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8월 말, 교육부는
취업률 등을 기준으로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35개를 발표했다. ‘부실’ 교육의 책임을 애꿎은 학생과 대학 노동자들에게 전가 시킨 것이다.

한편 박근혜는 높은 등록금의 원인을 대학 노동자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와 사립대 재단의 책임을 완전히 회피하며 ‘적반하장’식으로 나오는 것이다. 교육권을
공격하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

ㅁ 기성언론 – 마녀사냥의 더러운 앞잡이

조중동과 종편 같은
기성언론은 마녀사냥의 광기를 부추겨 온 일등 공신이다.

10월 9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국정원ㆍ검찰이 아무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통합진보당의 ‘폭탄제조법’을
사실로 전제하고 ‘아님 말고’식으로 보도했다.

이 같은 황당무계한 ‘부풀리기’는 매카시즘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공포심을 자극함으로써 이성적 판단을 파묻어 버리는 것이다. 국정원과
언론이 녹취록 출처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국정원은 “언론에 알려진 녹취록에 따르면”이라고 말하고, 언론은 “국정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하면서 보도한 것이다. 애초부터
‘정확한 사실 관계’ 없이 서로를 증거해 준 것이다.

보수 언론들의 악의적
공격은 통합진보당을 넘어 정권에 비판적인 모든 이를 향해서도 뻗치고 있다.

종편은 일제히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처절하게 싸우는 밀양 주민들의 투쟁을 ‘종북’ 세력의
수상한 음모 쯤으로 매도했다. 보수 언론들은 이참에 박원, 문재인
등도 ‘종북’으로 엮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마녀사냥과 선정적
보도에 눈이 먼 보수 언론들은 우리를 혼란에 빠트리며 더러운 권력을 감싸주고 있다.

ㅁ 노엄 촘스키
등 국내외 지식인들의 목소리 –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되돌리려 한다”

국내외로 국정원
대선 개입과 마녀사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노자, 브루스 커밍스 등 한국학 연구자 2백6명(10월 10일 현재)이 국정원의 마녀사냥에 반대하며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노엄 촘스키 등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 57명도 국정원의 마녀사냥을 규탄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는 한국외대
교수 55명과 충북 지역 학계 인사 1 백 3 십여명도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마녀사냥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