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인하대학교 홈페이지에 ‘교내 게시물 및 현수막 설치 방법 안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게시물 통제를 대폭 강화해 학내 구성원들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침해하는 내용이다
학교 당국은 앞으로 게시물이나 현수막을 설치 하려면 1주일 전에는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고, 현수막은 개인 또는 단체 당 1개, 게시물은 개인 또는 단체 당 5개 이내로 제한하고, 제한된 위치에만 걸어야 한다고 공지했다. 또한 설치자 또는 설치 단체명, 설치자 연락 번호 등의 과도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고, 규칙을 세 번만 위반해도 영구적으로 설치가 금지되는 등 벌칙 사항도 지나치게 무겁다.
학교 당국은 “미관 저해 및 관리 부주의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예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이것이 단순히 ‘미관’과 ‘안전’을 위한 조처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조처는 비민주적인 학과 통폐합과 구조조정, 발전기금 130억 원 손실, 청소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최근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 조처는 학교측이 자신들에게 거슬리는 목소리를 비민주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공지가 되고 바로 다음 날 청소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담긴 현수막 20여 개가 철거됐다.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학생들의 현수막 역시 함께 사라졌다. 이것이 바로 총장까지 간식 드림 행사에 나서며 ‘소통’을 과시하던 학교측이 학내 구성원들을 대하는 태도다.
캠퍼스는 학교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따라서 학교 측은 부당한 명분을 내세우며 학내 구성원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억누르는 게시물 설치 제한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인하대학교 당국은 정당한 저항을 억누르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시물 설치 제한을 중단하라!
2017.04.25.
노동자연대 인하대모임
문의: 010-3738-7439 (수교 15 석중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