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임용시험은 ‘좋은 교사’를 뽑는 시험인가?
졸업을 앞두고 있는 4학년이지만, 1학년 수업 하나를 빼먹은 게 있어 듣고 있다.
첫 수업이라 그런지,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교육에 관한 몇 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하게 하셨다.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 시험은 왜 필요한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등등.
마지막 주제인 ‘좋은 교사란 무엇인가?’ 토론을 마친 후, 교수님이 중요한 지적을 했다. “여러분 중 한 명도 좋은 교사로 국어·수학 같은 교과를 ‘잘 가르치는 교사’를 꼽은 사람이 없네요.”
정말 그랬다. 학생들을 잘 이해하는 교사, 다그치지 않는 교사,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교사…. 아무도 ‘잘 가르치는 교사’를 꼽지 않았다.
그 순간 조금 서글퍼졌다. 임용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간제 교사, 영전강, 스강 선생님들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몇몇 예비교사와 현직 교사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의 정규직화 논란이 없는 상태에서 [비정규직 교사·강사들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그들에게 임용시험이 ‘좋은 교사’를 뽑는 시험이냐고 물었더라면,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아마 손에 꼽힐 정도였을 것이다. 임용시험은 ‘잘 가르치는 교사’를 뽑는 시험일지는 몰라도(시험 준비를 하면서 느끼는 건데, 그것조차도 의심스럽다), ‘좋은 교사’를 뽑는 시험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같은 사람들이 ‘교육’을 이유로 들며 비정규직 선생님들의 정규직화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이 언제부터 교과를 ‘잘 가르치는’ 것에 한정된 것이었던가? 교육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데서 교육이 들먹여지는 것에 정말 화가 난다.
만약 조금이라도 ‘논리적’으로 비정규직 선생님들의 정규직화에 반대하고자 한다면, 비정규직 선생님들은 ‘좋은 교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선생님들의 ‘인성’을 시험쳐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든지 말이다(물론 인성을 시험쳐서 평가할 수 있는지는 매우 의문스럽다). 하지만 그 정도의 ‘논리’도 없다.
그래서 나는 조금 서글퍼졌다. ‘잘 가르치는 교사’가 곧 좋은 교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1학년 학생들이 왜 3년이 지나면 그렇게 변해버리는지 말이다. 현직 교사들은 이들 앞에서 과연 모범을 보이고 있는 걸까?
교수님이 중요한 당부를 하나 하셨다. ‘좋은 교사’에 대한 이 마음이, 4학년이 되어서도, 교사가 되어서도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