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발표했다.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 영향으로 주요 대기업에서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이익 배분 제도화를 요구하는 투쟁이 확산되자 이를 차단하려고 나선 것이다.
경총은 “기업의 이익은 투자, 고용, 연구개발에 쓰여야 할 경영 자원이자 주주의 몫”이라며, 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단체협상의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5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조를 겨눠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 그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경총은 노조가 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급을 임금으로 간주해 교섭을 요구하는 것이 관련 법령과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올해 2월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 성과급은 지급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이 근로 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이상,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경총의 주장이나 대법원 판결은 기업 이윤이 노동자의 노동과 상관없이 별도의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가정한다.
그러나 투자한 자본이 이윤을 생산해 낸다는 신고전파 경제학(속류이면서 주류인 19세기 후반 이후의 경제학이다)의 주장은 착취를 정당화하기 위한 억지일 뿐이다. 이윤이 별도로 정해지는 거라면, 자본가가 노동 통제에 매달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성과급도 임금이다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기업 이윤은 노동자가 생산한 전체 가치 중 일부가 임금으로 지급되고 남은 가치(“잉여가치”)를 자본가가 점유한 결과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어떤 명목으로든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은 모두 임금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성과급이나 기업 복지, 자사주 지급, ‘이익공유’라는 이름을 달고 있더라도 말이다.
이처럼 실제 지급되는 금품 전체를 임금으로 보는 관점은 노조법 등 노동 관련 법률에 일부 반영돼 있기도 하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교섭 대상을 명목상 ‘임금’으로 한정하지 않고, 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모두 노사 간 협의와 교섭 대상으로 규정한다. 대법원도 2018년 판결에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했다.
한편, 경총은 ‘영업이익 대비 N퍼센트’라는 성과급 지급 명목을 이유로, 자본가의 권리인 이윤 획득을 노동자들이 침해하는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영업이익이든 당기순이익이든 노동자들이 성과급 기준으로 내세우는 지표는 결국 기업이 획득한 전체 부가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 부가가치는 노동자들이 노동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생산될 수 없다. 따라서 성과급 인상 요구는 자본가의 재산을 부당하게 탈취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창출한 가치 중 임금 몫을 확대하라는 요구다.
성과급 인상을 포함한 모든 임금 인상 투쟁은 노동자가 생산한 부가가치를 자본가와 노동자가 어떤 비율로 나눌지 결정하는 분배 투쟁이다. 마르크스는 이 비율이 “싸우는 양측의 각각의 힘”에 따라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경총이 부랴부랴 특별 권고를 발표했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경총의 특별 권고를 따르고 싶지만 실제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성과급을 최대한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이미 노동계급 전반에 퍼져 있는 것이다.
이를 현실로 만들려면 노동자들은 힘을 보여 줘야 한다. 산업 전반에서, 그리고 원청과 하청 노동자 할 것 없이, 투쟁한다면 그 힘은 더욱 커질 것이고, 전체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 몫이 확대될 수 있다.
※ 필독 도서
카를 마르크스, 《임금, 가격, 이윤》
카를 마르크스, 《임금노동과 자본》
출처: 성과급이 임금 아니라는 경총에 대한 반박: 성과급도 노동자가 생산한 가치의 일부이다(<노동자 연대> 578호, 2026-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