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의 전쟁에 무기 공급 중단하라

한국산 무기 천궁-2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군의 이란 미사일 요격에 이용되고 있다. UAE 정부는 한국 정부에 천궁-2 유도탄 추가 납품을 긴급 요청했다.

그러자 한국 정부는 천궁-2 유도탄 30여 기를 신속하게 UAE에 보냈다. UAE군 C-17 수송기가 대구공항에 와서 실어 갔다.

언론들은 천궁-2의 실전 성능이 입증됐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가 ‘K-방산’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런 잔인한 기대를 반영하듯 천궁-2 개발사 LIG넥스원의 주가가 치솟았다. 주요 군수 기업의 하나인 한화는 LG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한국 대기업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전쟁 특수

이재명 정부도 천궁-2의 ‘활약’을 무기 수출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 강훈식은 “방공 무기와 관련한 협조는 여러 나라에서 요청되고 있[다]”고 밝혔다.

9일에는 중동 국가들이 무인기 대응 무기인 ‘비호복합’ 지원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동 국가들이 ‘가성비’ 좋은 한국산 무기 구매에 열을 올리려 한다.

한국 군수 업계에서는 중동 전쟁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유럽 진출에 더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과 프랑스 등의 군수 기업들이 다른 나라의 전쟁에서 이익을 얻었는데, 이제는 한국도 ‘죽음의 상인’ 대열에 올라 있다.

지난 4년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서 한국 군수 기업들은 전쟁 특수를 누렸다. 지난해 12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한국 4대 군수 기업의 매출이 31퍼센트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 최대 무기 기업인 한화는 2024년 무기 매출이 42퍼센트 증가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무기 수출이라고 밝혔다.

한국 군수 산업은 윤석열 정권 시기에 한차례 도약했다. 윤석열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운운하며 무기 수출과 ‘방산 세일즈 외교’에 열심이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도 한국을 ‘4대 방산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대통령 비서실장 강훈식을 방산 특사로 임명해 나토 회원국과 중동 국가 등에 무기를 수출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타국과의 정상회담 때마다 방산 협력을 합의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에도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방산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이란 전쟁을 ‘K-방산’의 성장 기회로 삼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는 전쟁이 이익(‘국익’)이 된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이다. 미국·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습으로 3월 8일 현재까지 1,300명 넘는 이란인이 사망했다. 그중에는 학교 폭격으로 사망한 초등학생 180여 명도 있다.

한국산 무기 수출로 버는 돈에는 이란인들의 피가 묻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한마디 없고 오히려 무기 수출을 확대하며 전쟁 장기화와 확전 위험에 일조하고 있다.

방어용 무기?

일각에서는 “전쟁에 한국산 무기를 파는 것이 씁쓸하지만 천궁-2가 방어용 무기라는 점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는 반응도 있다.(〈서울신문〉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방어용 무기 공급까지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 무기는 공격용이냐 방어용이냐가 잘 구분되지 않는다. 구체적 구실은 방어와 요격인 무기도, 전투와 전쟁 전반에서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 체계의 일부다. 예컨대 공군기지와 그 주변에 배치된 ‘방공’ 무기들은 적국 공격을 위한 폭격기, 탄약고, 활주로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배자들이 전쟁 노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동원하는 ‘방어용,’ ‘비살상용 무기’ 같은 이데올로기적 용어에 속아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전쟁에서 누구를 상대로 무기를 쓰느냐다.

천궁-2는 미국·이스라엘의 동맹이자 독재 국가인 UAE가 자국 내 미군 기지를 방어하며 이란의 반격을 좌절시키는 데 쓰이고 있다.

즉, 천궁-2 지원은 미국·이스라엘의 전쟁 노력을 돕는 것으로 평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천궁-2는 이란의 반격을 좌절시키는 데 쓰이고 있다 ⓒ출처 합동참모본부

미국의 제국주의 전략 돕는 ‘K-방산’

천궁-2 공급은 단지 군수 기업의 이윤을 위한 것뿐 아니라, 이재명 정부 안보 정책의 핵심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하위 파트너로서 미국의 제국주의 전략에 적극 협력하고, 그것을 한국 군사력의 성장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미군의 해군력 증강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겠다면서 핵잠수함 도입 승인을 받아 냈고, 한미동맹 현대화에 협력하며 대대적 군비 증강을 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직전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었다.(관련 기사: 본지 574호, ‘이재명 정부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말라’)

이재명 정부는 이런 일들을 ‘국익’으로 정당화한다.

천궁-2 추가 공급에 관해서도 그렇다. 강훈식은 UAE산 원유 긴급 도입을 발표하며 “우리 항공 방공 시스템인 ‘천궁’이 UAE의 안보를 지키듯이 UAE 원유가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유가 폭등과 에너지 위기를 걱정한다면 무기를 공급할 게 아니라 전쟁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전쟁 장기화가 촉발할 유가 등 물가 상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노동계급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산 무기 공급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중동 민중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는 불난 집에 기름과 장작을 넣고 있다.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성공을 거둘수록 더욱 과감하게 제국주의적 공세에 나설 것이다. 한국 정부가 그것에 공모하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출처: 이재명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의 전쟁에 무기 공급 중단하라(〈노동자 연대〉 576호 、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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