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6월 28일, 경찰이 뉴욕의 ‘스톤월 인’이라는 성소수자들의 술집에 쳐들어와 손님들과 종업원을 체포하려 했습니다. 1960년대 후반까지도 미국의 동성애자들은 공공연한 탄압에 시달렸습니다. 동성애는 비정상이나 정신병으로 취급 받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불법’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레즈비언과 게이, 트랜스젠더, 드랙퀸, 히스패닉, 흑인들이 경찰의 단속에 맞서 돌과 술병을 던지며 항의했습니다. 항의는 항쟁으로 확대됐고, 성소수자들은 경찰에 맞서 거리에서 6일간 전투를 벌였습니다.
스톤월 항쟁의 여파는 다음 해에도 이어졌습니다. 성소수자들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지에서 여전한 경찰의 탄압과 국가의 억압에 맞서 자신들의 투쟁을 드러내고자 화려한 집회와 행진을 조직했습니다(사진).
스톤월 항쟁은 1960년대 공민권 운동, 반전 운동, 여성 운동 등 여러 저항과 반란이 전 세계를 휩쓸던 시기에 벌어졌습니다. 많은 동성애자들이 공민권 운동과 반전 운동, 여성 운동에 참여했고 동성애자들도 스스로 일어나 차별적인 사회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톤월 항쟁으로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보여 줬을 뿐 아니라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사회를 바꾸는 투쟁에 나설 것임을 보여 줬습니다. 또 이 운동은 단발적인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 해방’을 외쳤고 차별을 끝장내기 위한 광범위하고 변혁적인 투쟁으로 연결됐습니다.
실질적인 개혁도 얻어냈습니다. 1970년대 말 미국의 절반이 넘는 주에서 반反동성애법이 폐지됐고, 수십 개 도시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됐습니다. 1973년 미정신의학회는 한기 넘게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규정하던 것을 삭제했고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성 해방과 차별 없는 세상은 아직 성취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정부 4년 동안 성소수자 혐오 범죄가 증가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성소수자 차별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최근 자신을 세상에 당당하게 알린 변희수 하사와 김기홍 씨가 안타깝게 세상을 등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스톤월 항쟁의 교훈은, 성소수자 차별에 맞서는 것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과제라는 것입니다. 또한 성소수자 해방은 사회 전체의 변혁, 모두를 위한 해방과 동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성소수자 차별의 원인과 해방의 전략, 운동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글과 책을 소개합니다.
추천 기사
? 스톤월 항쟁 50주년: 성소수자 운동이 기억해야 할 급진적 전통
https://ws.or.kr/m/22200
? 미국 성소수자 운동의 간단한 역사 —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
https://ws.or.kr/m/18997
? 영국 트랜스 여성 마르크스주의자 로라 마일스의 방한강연: 트랜스젠더•성소수자 차별과 해방
https://ws.or.kr/m/23516
추천 책
? 《동성애 혐오의 원인과 해방의 전망 ― 마르크스주의 분석》(노라 칼린, 콜린 윌슨 지음) https://ws.or.kr/article/17446
? 《무지개 속 적색 ─ 성소수자 해방과 사회변혁》(해나 디 지음) https://ws.or.kr/article/17227
? 《트랜스젠더 차별과 해방》 (로라 마일스 외 지음, 정진희 엮음) https://ws.or.kr/article/19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