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 호 서명운동 곧 10만 명 달성
시간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당장 수색하라
‘스텔라데이지 호 가족·시민대책위원회’가 수색 재개 등을 요구하면서 벌이고 있는 서명 운동이 목표인 10만 명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12월 현재 9만 8000여 명이 참여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미군 초계기가 발견한 구명벌 추정 영상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심해수색장비 투입, 인근 섬 수색,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엄중 수사 등을 촉구하면서 올해 8월에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가족들은 심해 수색으로 블랙박스를 회수해서 참사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아직도 배가 침몰한 정확한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2018년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스텔라데이지 호 심해수색장비 투입 예산은 제외됐다. “선례가 없다”는 이유였다. 이번 사안을 외면한다면 도대체 그 “선례”는 언제 생길 수 있단 말인가? 국회의원들은 여야 안 가리고 선거용 지역구 예산을 1조 원 넘게 증액해 놓고 보통 사람들의 구조를 위해 시급한 예산을 삭감해버린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전쟁 무기 사는 국방비도 2009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증액했다.
올해 3월 31일 침몰한 스텔라데이지 호 참사는 제2의 세월호 참사라고 불렸다. 노후한 선박의 침몰, 정부가 흘려보낸 골든타임 등등 스텔라데이지 호는 세월호 참사와 여러모로 닮아 있다. 그리고 정부의 대응도 세월호 참사 때와 닮은 꼴이다.
문재인은 대선 후보 시절에 스텔라데이지 호 문제 해결을 약속했고, 당선 이후에는 ‘새 정부 1호 민원’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당선한 다음 날(5월 10일) 수색은 중단됐고 가족들의 만남 요청은 매몰차게 거절됐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뜨거운 여름 날 외교부 건물 앞에서 장관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도 했다. (관련 기사: 스텔라데이지 호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 허경주 씨 인터뷰“국가는 우리에게 가족의 생명을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결국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했지만 우루과이 정부에 몇 가지 질문과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는 내용 말고는 이렇다 할 진척도 없었다. 노후한 배들을 여러 척 갖고 있는 폴라리스쉬핑의 김완중 사장은 10월 말 국정감사에 나와서 위증을 했지만 돈벌이는 문제 없이 계속하고 있다.
스텔라데이지 호 실종 선원 가족들은 혹시라도 주변 무인도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지 모르는 가족을 찾기 위해 뼈가 녹는 애타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시간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당장 제대로 된 수색에 예산을 투입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라!
영흥도 낚싯배 침몰 사고 … 세월호 참사 후에도 안전은 뒷전
문재인 정부는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12월 3일 벌어진 영흥도 낚싯배 침몰 사고는 세월호 참사 3년이 지나도록 정부의 우선순위가 여전히 평범한 사람들의 안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문재인 정부(행정안전부)는 영흥도가 있는 인천을 포함한 전국 5곳 권역에 특수구조대를 설치하려는 해경의 요청을 거부해 왔다. 특수구조대는 사고 현장이 어디든 1시간 안에 도착하는 구조체계 확보를 목표로 한다.
영흥도 낚싯배는 10톤짜리 작은 배였는데도 구조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쳤고, 결국 사망자가 15명이나 발생했다. 생존자들 중 일부는 에어포켓에서 힘겹게 3시간을 버텼는데, 이들이 신고 전화를 했을 때 해경은 “지금 어디에 있냐”는 질문만 30분간 반복했다(세월호 참사 때와 똑같다!). 결국 구조는 신고 이후 1시간 10분이 지나서야 시작됐고, 구조가 완료된 시점은 2시간 40분이 지났을 때였다. 사망자 중 6명은 중태 상태로 구조됐지만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세월호 참사가 정부의 안전 예산(인력 충원, 설비 확충 등) 삭감이 빚어낸 ‘준비된 참사’였듯이, 영흥도 낚싯배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안전 예산을 많이 삭감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탓이 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도 보통 사람들의 안전에 돈 쓰는 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