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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 <업사이드 다운>이 상영을 이어가며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영화 시사회 등에 참석해 지난 2년간의 고통을 전하며 진실 규명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해 왔다. 나도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상영회에 참석했다.
영화는 금쪽 같은 자식을 잃은 네 아버지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목놓아 울지 않는다. 다만 참고, 더 참을 수 없을 때 복받치는 서러움과 그리움을 흘린다. 담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 속에 아픔이 묻어난다.
영화는 65분 정도로 세월호를 다룬 다른 영화보다 호흡이 짧고, 압축적이었다. 상영 시간은 짧았지만 세월호와 관련해 짚어야 할 사실들과 비판들은 무엇 하나 놓치지 않았다.
언론은 정부의 목소리만 전했고,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전하지 않았다. “전원 구조” 같은 오보를 남발했고, 구조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도 대규모 인력이 구조에 동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왜곡과 받아쓰기로 그득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은 온데간데 없는 언론의 모습을 보고 김동빈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는 침몰의 원인으로 과적과 고박되지 않았던 화물, 빠져 있던 평형수뿐 아니라 선박 연령의 제한이 풀린 것이나 무분별한 증축을 한 것 등 좀 더 총체적인 요인들도 지적한다. 알바생으로 승선한 선원들까지 포함하면 선장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선원이 비정규직이었다. 영화는 이윤을 위해 안전이 희생된 것을 비판하면서 인간이 더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담았다.
정부와 국가는 아이들을 구조하지 않았다. 민간 잠수사들은 해경이 잠수 활동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문제가 생기면 민간 잠수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고 증언했다.
상영회가 끝나고 김동빈 감독과 예슬이 어머니, 아버지와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가졌다. 김동빈 감독은 “업사이드 다운은 영어로 뒤집혔다는 뜻이다. 뒤집어진 세월호를 뜻하기도 하지만, 뒤집어진 것은 단지 세월호가 아니라 이 세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 그러나 인양해야 하는 것은 세월호뿐 아니라 뒤집혀져 있는 이 사회 전체가 아닐까? 나는 제목 <업사이드 다운>을 이 사회도 다시 뒤집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김동빈 감독은 사회를 바꾸기 위해 힘을 합쳐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그는 “미국에서 조직폭력배의 비리를 밝히려던 기자가 살해되자 전국에서 기자들이 모여 희생된 기자가 못다한 취재를 마무리했고, 그 결과 청부살인을 사주한 조직폭력배가 법정에 서고 처벌받았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한 명을 막을 수는 있어도 모두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함께 한 예슬이 어머니는 “있지 않고 있어요. 기억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먹먹하다며, 아이들의 죽음이 잊혀지지 않고 무의미하게 되지 않길 바란다고 하셨다. 예슬이 아버지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손 한 번만 잡아줘도 힘이 된다며, 어떤 말보다 함께 행동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힘이라고 하셨다. 이 글을 읽는 우리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되고, 함께 행동하는 사람들이 되자.
<업사이드 다운>의 장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을 많이 제시한다는 데 있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생각해보고, 얘기를 나눠 보고, 다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말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상영관 소식은 영화 배급사인 ‘시네마달’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