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생·노동자 저항에 연대를!

프랑스에서 반란의 파고가 넘실대고 있다. 9월 말 파리 교외의 고등학생들이 열악한 교육 조건에 항의하며 행동을 시작한 뒤로 저항이 수주째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의 교육 환경은 참담하다. 항의 행동이 시작된 파리 교외는 빈곤에 시달리는 유색인종과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수년째 이어지는 강력한 긴축으로 교육 예산이 삭감되면서 교사들이 부족해지자 학생들은 수업도 하지 않는 교실에 앉아 시간만 때우고, 비가 새고 쥐가 들끓는 시설을 이용해야 했다. 저항의 배경에는 극심한 불평등과 인종차별에 대한 뿌리깊은 분노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의 필요를 위해 돈을 써라!

그런데도 프랑스 정부는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며 내년 총 540억 유로 규모의 긴축 예산안을 제출했다. 보건, 연금, 교육 예산이 대거 삭감된 반면, 국방비는 오히려 늘었다. 정부는 내년 군비 예산으로 634억 유로를 책정했고 2030년까지 연간 군비를 GDP의 2.5%인 763억 유로까지 끌어올리려고 한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가 문제인 것이다.

이처럼 거꾸로 된 우선순위에 대한 학생들의 정당한 항의에 프랑스 정부는 탄압으로 답했다. 경찰은 곤봉, 최루액, 물대포, 고무탄과 섬광탄을 동원했고, 고무탄에 맞아 실명되거나 섬광탄에 손목을 잃은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체포된 6,877명 가운데 86퍼센트가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이었다. 그러나 무자비한 탄압에도 학생들은 암울한 미래에 맞서 용감하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자 여러 학교에서 교사와 학교 노동자들이 즉각 연대 시위와 파업에 나섰다. 이제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돼 대학생과 노동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크롱 정부는 학생들을 달래려고 10월 8일 교사 3천명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긴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재원을 마련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10월 13일에도 48만여 명이 거리로 쏟아졌으며, 학생들과 노동자들은 10월 17일을 “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참가를 호소하고 있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해 경제적 힘을 발휘한다면 저항은 더욱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곳곳으로 번지는 저항의 물결

프랑스 학생들의 저항은 불평등과 생계난, 전쟁, 극우와 인종차별에 맞서 반격에 나서도록 전 세계를 고무하고 있다. 벨기에와 이탈리아에서도 “프랑스처럼 하자”며 학생과 노동자들이 긴축과 군국주의에 맞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스페인에서는 주거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독일에서는 재무장과 징병제에 맞서 청소년들의 수업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11월 20일에는 유럽 학생과 청년들이 군비 증강과 이스라엘로의 무기 수출 등 군사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공동의 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인도에서도 극우 총리 모디와 집권당의 선거인 명부 조작에 항의하는 청년들의 “바퀴벌레” 운동이 다시 분출했다.

프랑스 정부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의 우선순위도 교육과 복지 등 평범한 사람들의 필요보다 군비 증강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있다. 한국 정부의 국방비 지출은 세계 11위이고, 내년에도 8.2% 인상하려 한다. 반면, 한국의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불평등과 생계난, 군비 경쟁, 극우에 맞서는 효과적인 방법은 프랑스 학생들처럼 저항에 나서는 것이다. 프랑스 저항이 더 심화하고 발전해 승리하기를 바라자. 사회의 거꾸로 된 우선순위에 도전하는 국제적 저항에 연대하자.

10월 16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공유

카테고리

주요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