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전 체학생총회를 성사하고, 시흥캠퍼스 철회를 요구하며 본부 점거에 들어갔 다. 학교 당국의 일방적인 시흥캠퍼스 추 진은 법인화된 서울대학교의 현 주소 를 보여 준다. 수익성 추구와 맹목적 경 쟁을 위한 양적 팽창이라는 논리가 이 사업 곳곳에 스며 있다. 서울대 당국은 2007년 발간한 ‘서울 대학교 장기발전계획’에서 대학을 “국 제화”해야 세계 10위에 진입할 수 있다 며 시흥캠퍼스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 런 원대한 계획과는 달리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학교 당국은 구체적인 계 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이 얼마나 졸속적으로 추진됐는지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시흥캠퍼스는 부동산 투 기 사업으로서는 효과를 발휘했다. 시 흥시에 2천~3천 명 규모의 기숙형 서 울대 캠퍼스가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 에 부동산 가격은 들썩였고, 한라건설 은 캠퍼스 주변에 아파트를 지어 큰 이 득을 누렸다. 그 대가로 서울대 당국은 시흥시에 부지 20만 평과 최대 4천5백 억 원이라는 돈을 지원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렇게 시흥캠퍼스로 건설사 와 서울대 당국은 돈 잔치를 벌였지만 합당한 이유도 없이 학교를 시흥시로 다니게 될지도 모르는 학생들은 황당 할 수밖에 없다. 학생 수천 명을 보내는 대신 돈 거래가 오가는 그림이 그려지 는 상황에서 “대학이 학생들을 수익사 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분 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학교 당국은 시흥캠퍼스를 “제대로 된 산학협력단지”로 만들겠다 며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공 공연히 밝히고 있다. 학교 당국은 지원 받은 4천5백억 원으로 건물을 지은 뒤 이후 재원도 산학협력을 통해 마련하 겠다고 한다. 그러나 수십만 평이나 되 는 캠퍼스를 기업의 지원에 의존해 운 영한다면 대학 운영에 기업의 입김은 더욱 강화되고, 서울대의 기업화는 더 욱 부추겨질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 기업이 입김이 커지고 수익성 논리가 강화될수록 학문은 왜 곡되고, 구성원들의 처지는 더 악화된 다. 이는 지난 5년간 법인화된 서울대 가 보여 주고 있다. 법인화 이전 5년 보다 이후 5년 동안 교단을 떠난 전임 교수는 41퍼센트나 늘었다. 강화된 성과 압박이 퇴직으로 이어진 것이다. 서울대는 법인화 전환 이후 재정난을 호소하며, 전체 직원의 최대 16퍼센트를 감축하는 조직개편안 까지 제시한 바 있다. 반대로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법인 화 직후인 2012년부터 매년 1백여 명 씩 늘어 왔다. 그래서 서울대의 비정규 직 고용 비율은 국립대 2위에 달한다. 음대 시간강사 해고 문제, 비 학생 조교 기간제법 위반 문제, 셔틀버스 노동자 들의 문제 등 부당한 처우를 겪은 노동 자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불안정한 교직원의 처지는 학생 들의 교육의 질을 후퇴시킬 수밖에 없 다. 게다가 총장 직선제는 폐지되고 학 내 민주주의는 후퇴해 왔다. 비민주적이고 친 기업적으로 추진되 고 있는 시흥캠퍼스는 이런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교육의 공공성은 내 팽개친 채 기업처럼 변하고 있는 대학 에 맞선 학생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돈 벌이에 눈이 먼 학교 당국의 비민 주적인 시흥캠퍼스 추진에 맞선 서울 대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점거 투 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가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