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3백4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다. 생때 같은 자식을 하루 아침에 가슴에 묻게 된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7백 번째 4월 16일을 맞고 있다.
‘왜 아이들이 죽어야 했는지, 왜 구하지 못했는지를 알고 싶다’는 온당한 요구가 지난 2년 동안 박근혜 정부에 의해 무참히 짓밟혀 왔다. 검찰의 조사는 “꼬리 자르기”의 전형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은 정부 관계자는 목포해경 123정장이 유일하다.
박근혜 정부는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특별조사위원회를 “세금 도둑” 취급하더니 법으로 보장된 활동 기한마저 반토막내려 한다. 특조위 예산 확정이 지난해 8월에서야 이뤄졌는데도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월 1일이 특조위 활동 시작일이라고 우기고 있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특조위는 6월 30일에 활동을 접어야 한다. 2014년 6백50만 명의 서명을 무시한 채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약속했던 특검마저도 실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월부터 유가족과 4∙16연대는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과 특검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특별법 개정 요구 서명에는 서명 운동 시작 열흘 만에 6만 2천 명이 동참해 여전한 지지를 보여 줬다. 3월 8일 예은아빠 유경근 씨와 동수 아빠 정성욱 씨는 삭발도 마다 않고 80시간 단식 농성을 벌이며 국회가 유가족들의 요구에 응답해 줄 것을 간절히 촉구했다. 그러나 19대 국회는 이번에도 유가족들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채로 문을 닫았다.
세월호 참사 흔적 지우기에 여념이 없던 박근혜는 급기야 지난 2월 “모든 규제를 물에 빠뜨린 후 살릴 것들만 건져야 한다”는 끔찍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규제 완화는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는데도 이윤을 위해서라면 생명과 안전은 여전히 뒷전인 것이다. 진상규명을 통한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우리 운동의 요구가 계속 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발간된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이제껏 사라졌던 세월호 선원들과 제주운항관리실과의 마지막 교신을 최초로 밝히고 해경의 조직적 은폐 정황을 드러냈다. 그간 검찰∙법원∙감사원에서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던, 혹은 않았던 것들이다. 정부의 끈질긴 은폐 시도 속에서도 여러 개인과 단체들이 기울인 각고의 노력 덕분에 진실의 가닥을 또 하나 붙잡을 수 있게 됐다.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정부의 숱한 방해와 공격 속에서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라는 정의로운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4∙16연대는 참사 2주기를 앞두고 4월 9일 추모콘서트와 4월 16일 추모대회를 준비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 규명에 함께 나서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총을 비롯해 여러 사회 · 노동단체들이 함께 하는 3월 26일 범국민대회(가)에도 참가해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의 목소리를 모아낼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4∙16연대가 주축이 돼 세월호 참사 2주기 대학생 준비위원회를 꾸리는 등 여러 대학들에서도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둔 여러 행동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말이지 뜻 깊고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 더 많은 대학생들이 진실과 정의를 위한 싸움에 힘을 보태자.
2016. 3. 16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함께 합시다
3∙26 범국민대회(가)
3월 26일 오후 3시 서울역광장
기억하라! 리멤버 콘서트(가)
4월 9일 오후 6시 서울
4월 16일 참사 2주기 관련 일정
합동 분향식: 오전 10시 안산 합동분향소
안산 걷기대회: 오후 2시 안산
범국민 추모대회: 오후 7시 서울